여행 리뷰, 여행 정보, 세계 여행, 국내 여행

하코네 여행 후기(산시엔 료칸)

마시리 2022. 6. 23. 13:05

하코네 여행 후기(산시엔 료칸)

하코네 여행 후기(산시엔 료칸)
하코네 여행 후기(산시엔 료칸)

안녕하세요. 작년 11월에 신혼여행을 일본으로 다녀왔습니다. 도쿄+하코네 자유일정으로 5박 6일 다녀왔어요. 마지막 밤을 하코네에서 보내기로 결심해서 료칸을 알아보던 차에 검색을 통해 산시엔이라는 료칸을 알게 됐습니다. 하코네에 산시엔이라는 발음을 가진 료칸이 2개더라고요. 저희가 간 곳을 山紫苑입니다. 다른 한 곳은 가격이 좀 더 비싸서 포기했습니다. 가이세키 요리가 나오고, 노천온천탕이 있으며, 그 온천탕이 가족탕이어야 하고, 가격은 비싸지 않은 그런 료칸을 찾던 중이었습니다. 돈은 궁하면서 원하는 조건은 많아서 찾기가 힘들던 차에, 산시엔을 알게 됐어요. 1박 9600엔 플랜~ 조식석 식포함. 저희 갔던 때가 비수기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유넷산에서 하루 종일 신나게 놀다가 어둑어둑해진 6시가 다되어 오히라 다이 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등산열차를 이용할 계획이었는데, 성질 급한 저희에게는 너무너무 느리더라고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하코네 프리패스를 이용하니 딱따구리 그림만 봐도 왠지 급 반가더라고요.

산시엔 이용 정보

낮에도 초행길이라 찾기 힘든데 어두워서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운 좋게도 들어간 골목이 산시엔으로 가는 길이 맞았습니다. 이정표가 친절히 나와있어서 찾기 어렵지는 않았어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주인장이 반겨줄 거라 기대했지만, 로비 격인 이곳엔 아무도 없었어요. 신랑이랑 둘이 멍청하게 한 5분을 기다렸던 거 같아요- 알고 보니 벨이 있더군요. 벨을 누르니 금방 주인아주머니가 나오셨어요. 반갑게 김상이냐고 하시더라고요. 방을 안내해주시기 전, 노천탕 3군데를 보여주시고, 이용하는 방법도 알려주셨어요. 화이트보드에 내가 사용하고픈 시간대에 예약 표시를 하면 되더라고요. 저희 갔을 때는 투숙객이 없어서, 3군데 모두 싹 다 텅텅 비어있었어요. 아주머니가 제일 큰 곳을 쓰라고 하셨지요. 온천 먼저 하겠냐, 저녁 먼저 먹겠냐 하셔서 배고프다 했어요. 방을 안내해주셔서 옷 갈아입고, 짐도 풀고. 가이세키 요리 기다리면서 옷장 안 사진을 찍어봤어요. 깔끔하게 유카타가 정리. 전기담요도 있었고요. 다른 분들의 산시엔 후기에서 봤던 메뉴와 거의 동일한 거 같습니다. 맛은 아주 좋았어요. 먹성 좋은 저희 신랑은 진짜 그릇까지 핥을 기세로 잘 먹었어요. 다른 료칸을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이 가격대에 이 정도 요리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유카타 방향을 잘못 입어서, 고쳐 입혀주셨어요. 사진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는 모르겠고요. 여담이지만 병맥주가 당겨서 주문을 했어요. 한 병을 다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추가 주문하려 전화를 했지요 며칠 일본에 있었다고 일어 영어가 섞어 나오던걸요. 밥 다 먹고 온천하러 나섰습니다. 아까 까지만 해도 복도가 조용했었는데, 저희 말고도 다른 분들이 오셨는지 TV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방음이 잘 안 되는 걸 알고 되게 조심스럽게 다녔어요. 온천탕에 도착해서 온천을 이용하였습니다. 저 너머로 완전히 옆집과 밀착되어 있는 거 같아 좀 불안했는데 설마 보이게 만들었으려고 하고 편하게 이용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고양이들

저 고양이 너무 좋아하는데, 운 좋게도 사진에 보이는 어미 고양이와 2마리의 애기 고양이를 만나게 됐습니다. 약간 경계는 했지만, 우리나라 길냥이들보다는 훨씬 여유 있어 보이더라고요. 온천수가 지나가는 파이프 위에 새끼들과 쉬고 있더니, 저렇게 펄쩍 뛰어올라 왔어요. 물은 아주 깨끗했고요. 너무 뜨거우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아래처럼 수도에 찬물과 더운물이 나와서 너무 뜨거운 찬물을 더 붓거나, 바가지로 뜨거운 물을 덜어내거나 하면 됐어요. 약간 원시적이지만, 재밌고 좋았어요. 수도에 더운물도 나와서 몸 행구 기도 좋더라고요. 온천욕을 마치고 오니, 방에 이불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다다미방은 난방이 안돼서 그러는지, 이불 몇~겹을 깔더라고요. 폭신하고 좋았는데, 11월 중순이라 닿는 느낌이 너무 차가웠어요. 한참 누워있으면 체온 때문에 따뜻해질 텐데 계속 찬기운이 올라와서 새벽에 콧물 줄줄 흘리며 계속 깼어요. 결국 아침에 준비해 간 감기약도 먹어야 했어요.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그런가 너무너무 추웠어요. 신랑도 춥긴 추웠다고 했습니다. 조식은 조촐했어요. 저는 콧물 닦느라 제대로 못 먹고 사진은 아직 조금 덜 나왔을 때의 모습이에요. 계란말이가 달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별 특별할 것도 없는 후기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요. 반년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아쉽네요. 리뷰 아니더라도 시간이 이렇게 흐르니, 점점 기억이 희미해져서 말이에요. 예산이 많지 않을 때 한 번쯤 이용하면 좋을 그런 곳이었어요. 밤에 잘 때 추웠던 것만 빼면 대만족이었던 료칸 체험이었습니다.